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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퐁퐁퐁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어린이의 눈은 반짝인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날이면 날마다 가슴이 뛴다. 자신을 보듬어 주는 엄마가 있고, 에너지를 충전할 집이 있으며, 보고 싶은 것이 널려 있는 세상이라니! 햇살이 따스한 날 세상 구경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 아기돼지 퐁퐁이도 그렇다. 타박타박 들판으로 난 길을 따라 간다. 마음이 한껏 부풀어 있다.  길가에 꽃이 피어 있다. 꽃송이가 햇살에 반짝반짝 빛이 난다. 퐁퐁이는 꽃에게 마음을 준다. 나비가 팔랑팔랑 춤을 춘다. 퐁퐁이도 덩달아 춤을 춘다. 나비에게 마음을 준다. 나무 위에서 작은 새가 말을 건다. 만나서 반갑다고 쪼로롱 쪼롱 지저귄다. 퐁퐁이는 새에게 마음을 준다. 물고기가 혼자 헤엄치고 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입을 뻐끔뻐끔한다. 풍퐁이는 물고기에게 마음을 준다. 포슬포슬 보슬비가 내린다. 코를 살살살, 뺨을 살살살 간지럽힌다. 퐁퐁이는 비에게 마음을 준다. 왕거미가 줄을 탄다. 끊어질 듯 안 끊어지며 오르락내리락한다. 퐁퐁이는 거미에게 마음을 준다. 퐁퐁이는 엄마 따라 나온 아기 구름에게도 마음을 준다. 이제 퐁퐁이의 마음은 아주 조금만 남았다. 어느새 하늘이 빨깧게 물들었다. 해님이 산 너머로 자러 간다.  퐁퐁이는 어둑어둑한 숲을 콩콩콩 걸어간다. 조각달이 집으로 가는 길을 요리조리 비춰 준다. 퐁퐁이는 마지막 남은 마음을 달에게 준다. 드디어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세상은 어땠냐고 묻는다.   세상은요,  반짝반짝 빛나고 팔랑팔랑 춤추고 방울 소리처럼 맑고 엄마처럼 부드러워요.  세상은 때로는 외롭고 장난꾸러기이지만 고마운 친구라고 대답한다. 세상은 정말 멋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퐁퐁이에게 걱정도 있다. 마음을 자꾸자꾸 주었더니 마음이 다 없어져 버렸다는 토로한다. 엄마는 퐁퐁이 걱정을 없애준다. 마음은 샘물 같아서 얼마든지 퐁퐁퐁 솟아난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퐁퐁이는 잠자면서 퐁퐁퐁, 꿈꾸면서 퐁퐁퐁, 밤새도록 퐁퐁퐁, 마음이 퐁퐁퐁 솟아난다. 그리하여 이튿날 아침 밤새 마음이 가득 찬 퐁퐁이는 다시 세상 구경을 떠난다. 어제 들판으로 갔으니 오늘은 바다로 난 길을 따라 가 볼까. 퐁퐁이 발걸음도 퐁퐁퐁.

아기돼지 퐁퐁이의 세상 구경햇살 따스한 날, 아기돼지 퐁퐁이가 세상 구경을 떠나요. 길가에 핀 꽃도, 춤추는 나비도, 노래하는 새도, 외로운 물고기도, 포슬포슬 보슬비도, 줄 타는 거미도, 하늘의 구름도, 길을 비춰 주는 조각달도, 퐁퐁이에게는 마냥 신기합니다. 퐁퐁이는 세상을 만날 때마다 자기 마음을 주었어요. 이런, 어쩌죠? 어느새 퐁퐁이 마음이 다 없어져 버린걸요. 괜찮아요! 마음은 아무리 주어도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아요. 어느새 퐁퐁퐁 차오른답니다. 온 마음을 다해 멋진 세상을 누리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