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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의 냄새 - 민음의 시 230


후루룩~ 한꺼번에 책장을 모두 넘겨 버리기엔 서운한 짧은 이야기들!아침에 커피 한잔 하며, 오후 시간을 달래며, 비내리는 날 빗소리에 잠긴 공간을 채우며,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며.......낯선 단어 앞에선 한 걸음 늦게~ 문혜진 시인의 시 책~^^은 세련되고 어떤 신비로움이 자꾸만 끌어들이게 만든다.한번에 후루룩 모두 넘겨 버리기엔 아쉬움과 여운이 남는 짧은 이야기들! 그녀의 시 세계는 어떤 세계인지 연구대상이랄까 여하튼 독특하면서도 일상의 삶을 느낄수 있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다.40대인 나에게 잊어버렸던 나를 찾게 만들어 준 책. 강추합니다^^
이 여름 낡은 책들과 연애하느니/ 불량한 남자와 바다로 놀러가겠어 첫 시집 질 나쁜 연애 로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관습적 인식을 전복, ‘한국 시의 락 스피릿’이라는 평가와 함께 반항과 불온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문혜진 시인이 신작 혜성의 냄새 를 출간했다.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검은 표범 여인 이후 10년 만이다. 길었던 공백만큼이나 음색과 리듬은 더 자유로워졌고 상상의 깊이는 무한해졌다. 우주와 인간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혜성처럼 몸속으로 우주로 바다로 시원으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자유자재로 연장하며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을 시적 공간으로 축조해 낸다. 돌을 던지는 저항은 여전하되, 지난 시집들이 불온한 것들을 노래하는 락앤롤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비애를 연주하는 불멸의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금관악기, 바이올린, 토카타, 푸가 등 클래식적 오브제와 활, 행성, 돌, 모래, 물 등 자연적 메타포를 통해 생의 고단과 존재의 아이러니를 합주한다. 생사의 음(音)이 불협하는 통증의 교향곡이 시인 문혜진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

1부

전복
누군가 내 잠 속을 걷는다
금동아미타불
매의 눈이 고프게
소행성 이카루스가 날아오던 밤
폐어
레드 바이올린
아바나
나의 페름기
통증의 해부학
생의 춤
마더의 칼로
흰비오리
22¾
거미줄
침대에 걸터앉아 우두커니
살구
해변 없는 바다
큰고니가 지나간다
무릎-할머니께

2부
귀면(鬼面)
8분 후의 생
검은 여자
외치
KTX에서
혜성의 냄새
뼈피리
전쟁 포르노
흡혈 박쥐
물뱀
네르발이 지나간 자리
흰올빼미와의 거리
한밤의 포클레인
스피팅코브라식 독설
이빨이 서른두 개였을 때
거북목
물기 어린 말
백야 버스
네펜테스
뿔잔
망상 해수욕장
산세베리아
너구리 한 마리
칸나
철가면을 쓴 해마
0시의 북쪽

3부
아틀란티스 연인
검은 맘바
뇌간
지상의 젖가슴
달항아리
화석이 된 이름 트리옵스
바다의 통증
비단무늬그물뱀
타클라마칸
시간의 잔무늬 거울
카나리아 호날두
로드킬2
튀튀
코스모노트 호텔
주홍빛 손가락
그 여름 나의 박제 정원
경(經)을 태우듯 갱을 빠져 나와
맨드라미
인왕산에서

4부

모래의 시1―돈황
모래의 시2―모래톱
모래의 시3―서귀포
모래의 시4―사막의 독트린
천둥새 아르젠타비스
가면올빼미 우는 밤
그 밤의 와룡교(臥龍橋)
외뿔고래
머리카락 자리
몰이꾼과 저격수
찢어지는 남자, 찢어지는 여자
중력의 해골
하수구를 뚫는 밤
카페 부다
플랫폼

작품 해설 / 허희(문학평론가)
이대로인 채 이대로가 아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