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를 작년엔가 본 기억이 난다. 오늘 마침 동네 도서관에 가게 되었는데, 이 책이 1,2,3권 나란히 꽂혀 있었다. 지은지 얼마 안 되는 도서관이어서 대개의 책들이 새 책인데, 이건 표지부터 많이 대출한 티가 났다. 어쨌든 내용에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대출을 하고, 집에 돌아와 오늘 한 권이나 읽게 되려나...싶었는데, 결국 세 권을 다 읽게 되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인쇄물은 영상물보다 상상력과 정서를 더 자극하기 마련이어서, 이야기에서 오는 울림은 오히려 더 큰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강풀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면서도 26년 같은 이야기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어떤 노인이 될까, 그때까지 살아나 있을까, 아내는 어떨까, 내 자식들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본다.그리고 아직 젊은 나이인 지금, 나중의 추억 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고, 사랑하고 지내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죽음 앞에서라면 당장 죽어도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언젠가 맞게 될 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추해지지 않도록, 아름다운 추억을 조금 더 가슴 속에 지닐 수 있도록,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
마침 눈 내리는 오후, 한 편의 이야기, 정말 잘 읽었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2007년 4월 연재를 시작하여 지난 9월 3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한국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사랑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슴 찡한 이야기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는 말하자면, 폐지 줍는 할머니와 우유 배달하는 할아버지의 ‘러브 스토리’다. 어둡고 막막한 무의탁 노인의 현실에 ‘로맨스’의 옷을 입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감동 스토리’를 만들었다. 주로 10대, 20대의 젊은 층이었던 이전 만화들의 독자층을 3, 40대로 넓혀 세대간의 관심의 폭을 확장시켰다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만화의 소재가 우리 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노인들의 이야기, 그것도 왠지 거북하고 꺼림칙한 것으로 내몰려 있던 ‘노년의 사랑’을 다루고 있음에도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