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빗질하는 소리
제목만큼은 참 마음에 든다. 그나마 온전한 자연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남미 그 안데스의 음악을 향하여,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라는 표현보다 더 어울리는 것이 어디 있을까 싶다. 맑고 깨끗하여 그 선율에 머리를 맡기고 있을라치면 세상의 시름들이 한달음에 저 멀리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그렇게 훌쩍 시공간을 뛰어넘어 허공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표표히 하늘을 나는 한 마리 콘도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때가 1989년이니 벌써 20년 가까이 된 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 제약회사 광고부 신입 카피라이터로 입사한 다음해, 휘경동 경희대 근처를 지나던 어느 날이었다... 길가에 접해 있던 자그마한 레코드 가게 앞... 때는 오후였고, 내가 무슨 일로 그곳을 지나게 되었는지 사람만 다녔는지에 대한 기억은 이제 없다. 다만, 가게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에 온 정신을 빼앗긴 채 얼어붙은 듯 한참을 멈추어 서버렸던 것만큼은 지금도 생생하다... 마술을 걸 듯 순간 내 정신을 앗아간 소리는 바로 안데스 음악이었다... 로스 차꼬스 Los Chacos...” 저문강이라는 온라인 카페의 닉네임을 책의 저자명으로 사용한 작가는 이렇게 자신과 안데스 음악과의 첫대면을 회상한다. 그리고 이어 작가는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러 대전 엑스포에서 직접 안데스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로스 차끄라스 Los Chacras 라는 그룹의 연주를 들은 이후부터는 안데스로 날아가는 목표를 세우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1999년 안데스 땅을 밟게 된다. “안데스 음악은 수만 년 전 베링 해를 건너 북미로, 다시 남미의 안데스로 내려가 수천 년을 살다 이민족의 지배를 받아 수백 년을 핍박받으며 살아온 잉까의 후손, 그들의 음악이다. 해질녘 강이건 산이건 바다건 자연이 펼쳐진 곳에서 안데스 음악을 들어보자! 새색시 볼처럼 빨갛게 물들어가는 노을을 마주할 때, 드러난 것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사무리 점점 자신의 형체를 어둠 속에 묻을 때, 살아온 날이 문득 떠오를 수도 있고, 살고 있는 이 순간을 불현듯 잊게 하는 음악.” 자신의 모든 일상을 접고, 십여년전 우연히 접한 자신이 좋아하게 된 음악을 위하여 그곳으로 떠난 작가가 부럽다. 그저 듣는 음악에 그치지 않고 그곳까지 날아가 직접 그 음악의 당사자들에게서 악기를 배우려는 그 투지는 또 어떻고... 그렇게 그는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가서 자신이 꿈꾸던 바로 그 자연 속에서 자신의 꿈꾸던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을 실현시킨다. “... 안데스 음악은 기본적으로 ‘지는’ 음악인 것 같다. 아침이 아닌 저녁의, 화려하고 강렬한 무대보다 소박하고 수수한 무대가 어울리는 음악, 변화무쌍한 도심 번화가보다는 약간 외진 곳, 특히 변함없이 늘 그대로인 자연과 더불어 더 잘 어울리는 음악이며 감정이 아래로 침잠했을 때 제 맛을 내는 음악이다...” 하지만 어딘지 이 세계 음악에서 비주류일 수밖에 없을 듯한 안데스 음악, 그 안데스 음악을 다루고 있는 대한민국 소시민의 행보는 은근히 서글퍼 보인다. 게다가 유려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담긴 글들이 전달하는 바 또한 어딘지 미진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스스럼 없이 읽히기는 하지만 사이먼 앤 가펑클의 ‘엘 콘도르 파사’ 정도를 떠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좀더 친절했어야 옳다. 우리네 소시민의 심정은 때때로 안데스의 ‘지는’ 음악으로 기울어지고는 하니 말이다.
안데스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소리, 그 속에는 그곳의 냄새가 있고 표정이 있고 삶이 있다.우연으로 시작되는 인연, 필연이 되고 결국 운명이 되는 그런 만남들이 있다. 저자에게는 안데스 음악이 그랬다. 길가 레코드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빠져들었던 그의 영혼은 지금까지도 안데스 어딘가, 순수의 감성이 넘실대는 그곳에 있다. 이제는 연주자로 또 다른 삶을 시작한 저자는 안데스 음악을 좋아할 뿐 아직 잘 모른다고 고백하지만, 그가 풀어놓는 안데스의 이야기들은 대중들에게 안데스 음악을 알리고 그에 대한 애정을 전파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다섯 번에 걸친 음악 여행에서 얻은 추억들을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꺼내 보여주고 있는데, 그 추억들에서 다른 이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흥미로움도, 가만히 앉아 친구의 여행담을 듣고 있는 것 같은 편안함도 느낄 수 있다. 책 속의 글들은 저자가 그 땅에서 품고 있었을 설렘과 기대를 그대로 담고 있으며, 빈 틈 없이 책을 가득 채운 그림과 사진들 또한 현지의 삶과 열정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마지막에는 안데스 음악에 쓰이는 악기들과 대표적인 음악, 음악인들을 소개해 안데스 음악을 직접 듣고,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Prologo : 안데스를 꿈꾸다 Sonar Con Los An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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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빠차 사람들 Los Runapache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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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음 Pobre Corazon
고맙습니다. ¡Gracias!
2부 음악을 만나다 El Encuentro Con La Musica
안데스엔 안데스의 바람이 분다 Sopla El Viento Andino En Los Andes
삭사이와망에서 께나에 취하다 Borracho Por Quena En Sacsaywaman
끼께 삔또 kike pinto, 꿈을 만나다 Kike Pinto, Encontrarme Con El Sueno
허탈하고 야속한 Postrado y Descorazon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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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나를 어떻게 한 거니 ¿Como Has H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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띤꾸의 속살을 만나다 Encontrar El Cuerpo Desnudo Del Tin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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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른다, 휘파람 Elevarse Volando, Silbido
시디 듣는 즐거움 La Alegria Por Escuchar Los CDs
들썩임의 아름다움 La Belleza De La Movida
바람처럼 경계를 넘나 들다 Atravesar El Limite Como El Viento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 Sonidos Que Conmueven El Alma
부록 Apendice
악기 소개 Presentacion de Los Instrumentos
리듬 소개 Presentacion de Los Rit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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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소개 Presentacion de Los Grupos musicales